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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10여일 앞둔 ‘새 야영장 안전관리기준’ 논란

지난 3월 5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천 강화도 글램핑장 화재를 계기로 정부는 캠핑장 안전을 제고하기 위해 강화된 ‘야영장 안전관리기준’을 내놨다. 이로 인해 오는 8월 4일부터는 이동식 텐트 안에서 전기·가스를 사용하는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안전 불감증을 없애고 사고가 잦은 캠핑장 안전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는 정부의 대책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러나 실제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은 앞으로 텐트 내에서 전기장판, 버너 사용 자체가 불가능해져 사실상 ‘캠핑 금지법’을 정부가 내놨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정책을 내놔, 정부가 불법을 조장하는 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새 야영장 안전관리기준 시행 10여 일을 앞두고 정부 대책의 상세한 내용과 문제점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1 새 야영장 안전관리기준 내용은

텐트 내에서 전기·가스·화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지난 6월 17일 정부는 ‘관광진흥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다음 달 4일부터 야영객이 설치하는 천막 안에서 전기·가스·화기의 사용과 폭발 위험이 큰 액화석유가스(LPG) 가스통의 반입과 사용이 금지된다.

야영장 사업자는 화재에 대비해 소화기를 설치하고 비상 시 신속하게 상황을 알릴 수 있는 방송시설을 갖춰야 한다. 특히 글램핑이나 카라반 같은 신종 야영시설은 내부에서 전기와 화기를 사용하는 만큼 소화기와 연기감지기, 누전차단기를 설치해야 하고 방염 성능을 갖춘 천막을 사용해야 한다. 이밖에 야영장의 편의시설과 서비스 품질, 안전법령 준수와 보험 가입 여부, 안전점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야영장 등급제도 도입된다.


2 야영장 안전관리기준 강화 이유

캠핑 문화 확산으로 야영장 사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계기가 된 사고는 지난 3월 인천 강화도 글램핑장에서 전기 전열기 과열 화재로 5명이 숨진 사건이다. 같은 달 경기 양평군 지평면에서는 야영장 텐트 안에서 석유 난로가 폭발, 9세와 7세 형제가 화상을 입고 병원에 이송됐지만 모두 숨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해 5월에는 전북 부안군 상록해수욕장에서 텐트 안에 피운 화로에서 불이 번져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또 지난해 1월 충북 제천시 한수면의 한 야영장 텐트에서 가스히터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40대 남성이 숨지고 장인과 자녀 등 2명이 다치는 일도 있었다.


3 우리나라 캠핑업계 규모는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국내 캠핑 인구는 300만 명에 이르고 전국 캠핑장은 1900여 곳에 달한다. 캠핑 열풍이 지속돼 관련 시장규모도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캠핑아웃도어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캠핑산업은 6000억 원 규모로, 2013년(4500억 원)에 비해 33% 증가했다. 2008년 국내 캠핑산업 매출이 200억 원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6년 만에 30배로 불어난 셈이다. 하지만 캠핑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개정안으로 인해 캠핑산업이 무너질 수 있다며 위기감을 표출하고 있다. 실제 한 캠핑장은 안전기준안에 맞춰 시설을 갖추는 데 약 10억 원이나 들어 캠핑장 이용료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4 전문·주말 캠핑족 반발

문체부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진행한 전자공청회에서 해당 개정안 반대 의견은 99%에 이르렀다. 지난 14일 열린 관련 공청회에서도 현실을 도외시한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개정안 통과를 막기 위해 지난달 대한캠핑장협회 등을 중심으로 마련된 비상대책위원회가 최근 문체부에 개정안이 ‘야영금지법’과 다름없다는 의견을 제출했고, 이 협회는 22일 정부세종청사 문체부 앞에서 야영장 규제 완화와 양성화 대책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전문 캠핑족은 아니지만 한 달에 한두 번 가족과 함께 캠핑을 즐기는 시민들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 대기업에 다니는 조성환(33) 씨는 “안전한 캠핑문화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번 정부 안은 캠핑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는 안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5 “개정안이 불법 조장” 목소리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은 여름 두 달을 제외하면 전기장판 없이 캠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기사용량 등을 규제하면서 안전하게 쓰도록 하는 등의 대안을 찾지 않고, 무조건 사용을 금지하는 정책 자체가 무책임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지나친 규제가 결국 불법만 조장하게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킬 수 없는 기준을 담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허수아비법’이 되고, 캠핑족들은 어쩔 수 없이 불법을 저지르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번 정부 안을 두고 ‘캠통법’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휴대전화 보조금을 축소시켰다며 일각에서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과 비슷하다는 비판이다.


6 규제에서 예외인 캠핑장은

고정식 천막을 쓰는 글램핑, 차량형 시설을 이용하는 카라반과 같이 사업자가 이용객에게 유료로 제공하는 야영장 시설물은 내부에서 전기나 화기 사용이 가능하다. 단, 이 경우 소화기·연기감지기·누전차단기·방염처리 천막 등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글램핑과 카라반 역시 전기와 화기 사용 외 다른 규제들은 똑같이 적용받는다. 붕괴·산사태·홍수 등 자연재난 위험이 있는 지역에 야영장을 설치할 때에는 보완대책을 마련해 당국에 제출해야 하고, 보완할 수 없는 경우에는 야영장 운영을 할 수 없다.


7 레저인구 확대 방침에 어긋

지난해 4월 산업통상자원부는 부탄가스 캔이나 소형 프로판 용기 등 13㎏ 이하 고압가스를 자동차에 싣고 다닐 수 있도록 운반 기준을 완화했다. 그런데 이번 정부 대책을 이 기준에 적용하면, 야영장에 가스를 가져가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모순된 상황’이 발생한다. 국내 캠핑족들 가운데 전기나 가스 없이 캠핑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가족과 함께하는 최근의 캠핑 추세에서는 더욱 그렇다. 가스 등 화기를 사용하지 못하면 조리도 어렵다는 점에서 야영객들의 불편은 커질 전망이다. 물론 문체부는 천막 밖에서는 가스를 사용해도 된다는 입장이지만, 야영장에서 천막 안과 밖의 구분이 어렵다는 점에서 논란이 있다. 야영장 업주에 따라 그늘막 형태로 된 텐트를 천막 안으로 보고 취사를 금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8 이번 대책으로 긍정 효과는

모든 야영장은 8월 3일까지 담당 관청에 등록절차를 마쳐야 한다. 등록하지 않고 영업을 계속하다 적발될 경우 당국은 영업중단을 요구하고, 내년 2월 이후에는 강제 폐쇄조치가 이뤄진다. 하지만 문체부 집계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전국 캠핑장 1945곳 중 등록을 마친 캠핑장은 20%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캠핑장 10곳 중 8곳 이상이 무등록 상태인 셈이다. 캠핑장 업주들은 등록하고 싶어도 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캠핑장으로 등록하려면 국토 이용에 관한 법·건축법·농지 전용법 등 10여 개 법률을 적용받는다. 이 법률들에 ‘캠핑장’ 조항이 따로 없다 보니 지방자치단체별로 적용하는 기준이 관광농원·수련시설 등 제각각이다.


9 해외 캠핑장 규제는

우리보다 먼저 캠핑붐이 일었던 일본은 캠핑 안전을 위한 규제가 보다 현실적이고 체계화돼 있다. 무조건 전기나 화기를 금지하기보다는 캠프협회와 연계해 안심 캠핑장을 위한 종합보험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이용자 배상 책임보험, 위문금 보험, 경영자나 종업원을 위한 상해보험이 활성화돼 있다.

독일은 화재에 대비한 캠핑장의 진입로와 차로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두고 있다. 상시 및 주말 캠핑장에 대해서는 내부 차로를 통해 충분히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차로 폭은 적어도 5.5m 넓이여야 하며 차로에 분기점이 있는 경우, 차로의 일방통행로와 최고 100m 전방의 막다른 길의 너비는 3m가 돼야 한다는 구체적인 규정을 두고 있다. 오토캠핑장이 많은 미국은 캠핑족들의 편의를 위한 전기·급수·배수 설비에 따른 등급제를 운용 중이다.


10 정부의 개정안 수정 움직임은

이번 개정안 발표 이후 시민들 다수는 정부가 캠핑 현실을 모르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을 펼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이번 규제가 지난 3월 강화도 글램핑장에서 일어난 사고로 만들어졌는데, 정작 글램핑이나 카라반은 적용되지 않고 오토캠핑장에만 국한된 것에 대한 비난도 있다. 반대 여론이 급증하자 국민안전처는 “강화도 캠핑장 사고 이후 안전기준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조치였다”면서도 “캠핑족들과 의견수렴을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관련 규정을 수정할 뜻을 일부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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