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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눈 티

2014.09.26 16:37

WindBoy 조회 수:800

보드라운 봄바람이 인다. 두터운 외투가 사라져 한결 가벼워진 마음에는 포근한 봄날을 기대하는 설레임이 피어난다. 부서지는 오후의 햇살, 따스하게 우려낸 향긋한 차, 지인들과 나누는 담소,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의 스콘이 어우러진 애프터눈 티타임이 한층 매혹적으로 다가오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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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5회 티타임을 즐기는 한가로운 티룸의 풍경은 시작지였던 런던에서도 사라진지 오래지만 한잔의 홍차가 주는 여유로움과 따스함은 쉬 사라지지 않는 정서다. 포근한 바람이 이는 봄날이면 한가로운 티 타임 안겨주는 즐거움은 더욱 특별한 것이 되기에 티룸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현대인에겐 사치처럼 다가오는 ‘여유’를 상기는 시키는 것은 물론, 지인들과 담소를 나누는 시간은 보드라운 힐링을 안겨주기 충분하니까.

오후의 여유를 발견한 공작부인

늦은 오후에 마시는 차를 처음 시작한 이는 베드포드 7대 공작부인 안나 마리아(Anna Maria 7th Duchess of Bedford, 1788~1861)이다. 당시 영국에서는 아침은 풍성하게 먹고 점심은 가볍게 차린 뒤, 저녁은 오후 8시에 식사하는 패턴이었다. 당연히 오후 시간이면 배가 고파진다. 어느 날 오후 베드포드 공작부인은 ‘축 가라앉는 기분(sinking feeling)’이 든다며 하녀에게 다기세트와 빵과 버터를 쟁반에 담아 방에서 4~5시 무렵 간식과 함께 티타임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부인은 오후에 마시는 차가 기운을 돋워주고 여유로움을 더해주는 것을 경험하고 다과회에 친구들을 초대하기 시작한다. 공작부인을 찾아온 손님들과 즐기는 사적이고 작은 티타임 습관은 어느 틈엔가 상류사회 부인들 사이에서 유행이 되어, 애프터눈 티는 영국인의 가장 즐거운 사교적인 행사로 뿌리를 내렸다. 이러한 모임은 런던 전역으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고 이것이 애프터눈 티 문화의 시작이 되었다. 내실이나 침실 옆 휴게실에서 가졌던 티타임은 빅토리아시대에 들어와서는 티가운을 입고 응접실이나 정원에서 이어졌다. 애프터눈 티는 로우 티(low tea)라고도 하는데 여기에서 ‘로우(low)’란 가볍다는 의미로, 가벼운 간식이 함께하는 차라는 의미다. 애프터눈 티의 테이블 세팅을 보면 자수로 장식된 흰색 티테이블보 위에 놓인 티포트, 찻잔, 밀크저그, 슈가볼, 티 푸드 접시 등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스콘, 머핀, 비스킷 등 과자들과 향긋한 차를 마시며 반듯한 매너와 세련된 화제로 자연스레 친목을 도모하는 것이다.

차를 마시며 ‘친구’가 된다

따뜻하게 우려낸 차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던 이 시간은 뜨거운 음식과 하인들이 차를 따르고 음악가가 연주하는 품격있는 사교행사로 자리 잡으며 영국국민 모두가 즐기는 문화가 되었다. 영국에서 애프터눈 티에 초대되는 것은 친분이 시작됨을 의미한다.

이런 영국의 애프터눈 티 문화는 세계 곳곳으로 전파된다. 중국이나 홍콩에서는 스콘이나 케이크 대신 딤섬과 함께 차를 마시는 ‘얌차’ 문화로 변형되어 자리하고 있다. 여유로움의 상징인 애프터눈 티타임을 전통 방식 그대로 만끽하는 건 이제 쉬운 일이 아니다. 현대인들은 한가한 오후를 즐기며, 혹은 만남의 즐거움을 나누는 애프터눈 티타임을 충분히 즐길 여유없이 일상을 보내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영국에서 티타임이 갖는 상징적이고 정서적인 지위에는 변함이 없다. 지인과 오랜만에 조우해 차를 마시며 담소 나누고, 기쁘거나 슬플 때면 다관에 차를 우리며 마음을 가다듬는다.

티타임에도 ‘미학’이 있다

애프터눈 티는 단순히 차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차를 마시며 여유와 즐거움을 나누는 동시에 우아한 티타임의 미학을 즐기는 것이기도 하다. 애프터눈 티 하면 떠오르는 것이 3단 트레이다. 좀 더 살펴보면 홍차와 우유, 샌드위치, 스콘, 클로티드 크림(clotted cream, 저온살균 처리를 거치지 않은 우유를 가열해 만든 농도 짙은 크림), 잼, 케이크, 비스킷, 타르트, 초콜릿 등으로 차려진다.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핑거 푸드가 트레이를 장식하는 것. 대개 1단에는 스콘과 샌드위치, 2단에는 케이크류, 3단에는 쿠키, 초콜릿, 마카롱 등 과자류를 올린다. 단맛이 강한 메뉴를 상단에 배치하고 아래부터 먹는 것이 원칙이다. 선택한 메뉴에 따라 트레이의 구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원하는 순서대로 골라 먹어도 좋다. 애프터눈 티를 즐길 때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건 ‘차 우려내기’다. 차 종류에 따라 필요한 찻잎 양과 물 온도, 우려내는 시간은 티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애프터눈 티의 룰

1. 정석의 차를 음미하려면 우려낼 때 3분을 넘기면 안 된다.

2. 티백을 담가 놓는 것은 피하라.

3. 첫 잔과 마지막 잔의 맛과 향이 동일해야 제대로 차를 즐길 수 있다.

4. 찻잔을 따뜻하게 데워 놓고, 티팟은 워머 등으로 식지 않게 한다.

5. 차는 너무 뜨겁게 마시지 않는다. 약간 식혀야 섬세한 맛을 느낄 수 있다.

6. 밀크티로 마실 수 있도록 우유와 설탕을 함께 준비한다.

7. 우유를 담는 병과 티 전용 설탕을 구비하면 더 좋다.

서울에 상륙한 티 부티크

TWG Tea 살롱 & 부티크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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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외관 디자인이 돋보이는 TWG Tea 살롱 & 부티크 서울은 총 면적 170평으로 1층은 부티크, 2층은 살롱으로 꾸며져 있다. 도쿄, 런던, 홍콩, 두바이와 쿠알라룸프르에 이은 29번째의 한국 TWG Tea 살롱 & 부티크 서울은 해외의 쇼핑몰에서 자주 접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세계 최대 규모의 단독 건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800여 종에 이르는 방대한 티 컬렉션과 티를 넣은 다양한 디저트 메뉴로 가득한 매장을 들어서면 ‘티의 나라’에 입성한 기분이 든다. 샤넬 No.5의 향을 느낄 수 있는 티, 여심을 자극하는 초콜릿 얼그레이 티 등 이색적인 차를 실로 다양하게 만끽할 수 있는 것. 점심과 저녁 시간 사이에는 스콘, 마카롱으로 이뤄진 클래식한 타입의 애프터눈 티세트를 즐길 수 있다. 차원이 다른 티 컬렉션과 감각적인 티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새로운 명소로 애프터눈 티 예약은 최소 일주일 전에 해야 할 정도로 현재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문의 02-547-1837

서울에 상륙한 티 부티크

TWG Tea 살롱 & 부티크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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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서울 워커힐의 우바(WooBar)에는 강렬한 레드 트레이와 실버의 디저트 스타일리쉬한 프리젠테이션이 돋보이는 ‘하이티 엣 우 (Hi T @ Woo)가 있다. 타워 딜마(Dilmah) 티와 함께 서빙되며, 디저트는 총 11종류로 크게 세가지 분류로 구성되어 있다. 점심과 저녁사이 공복을 가볍게 채워줄 수 있는 니블타입의 맛깔나는 음식으로 구성된 ‘테이스트’와 W호텔이 야심차게 공개하는 우넛(Woonut) 을 포함한 베이커리 ‘베이크드’ 그리고 달달한 디저트가 생각나는 오후를 만족시키는 ‘캔디’가 풍성하게 제공된다. 특히 우넛은 바삭한 도넛 안에 촉촉한 화이트 초콜릿이 들어 있어 부드럽고 달콤한 디저트를 선호하는 여성들의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11가지 다양한 맛과 향의 달마 티를 선택해 즐길 수 있다. 가격 3만5000원 선(1인). 문의 02-2022-0333

TIP 뉴욕스타일의 에프터눈 티를 즐기고 싶다면 뵈브 클리코 옐로우 라벨 샴페인 또는 홍차를 테마로 만든 칵테일을 함께 즐겨보자.

한강과 마주한 티타임

콘래드 서울 ‘37 그릴 앤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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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층에 위치해 탁트인 한강과 도시 전경을 조망하는 37 그릴 앤 바(37 Grill & Bar)에서 여유로운 티타임을 즐겨본다. 티 세트는 정통 애프터눈 티에 현대적 터치를 가미한 쁘띠(petite) 디저트와 320년 전통의 프랑스 티 브랜드 다만 프레르(Dammann Freres) 티를 즐길 수 있다.

디저트는 먹는 순서에 따라 3코스로 제공된다. 푸아그라, 송로버섯 등 고급 식재료를 사용한 한입 크기의 키슈, 샌드위치, 파이류 등으로 구성된 세이버리(Savory)가 입맛을 돋우고, 갓 구워낸 홈메이드 스콘과 와플이 제공되며 보는 즐거움이 있는 슈, 무스, 초콜릿, 마카롱 등 다양한 디저트류로 구성된 쁘띠 파티세리(petit patisserie)로 마무리된다. 여기에 기호에 따라 오후의 나른함을 깨워줄 향긋한 티, 깊은 풍미의 커피 또는 미각을 깨워줄 풍부한 기포의 떼뗑져(Taittinger) 샴페인을 곁들여 즐길 수 있다. 오후 2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가격은 1인 기준 3만4500원(샴페인 5만4000원) 2인 기준 5만9000원(샴페인 2잔 9만9000원)이다.

문의 02-6137-7110

TIP 프랑스의 티 브랜드인 다만 프레르의 티로 구성된 티 리스트는 베스트셀러티와 콘래드 서울이 선별한 티 종류로 구성되어 있으며 차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각 티 종류별로 우려내는 시간에 맞춰 서비스 된다.

정원 속 오후 낭만

리츠칼튼 서울 ‘더 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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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칼튼 서울의 레스토랑 ‘더 가든’은 야외정원에서 차와 디저트를 즐기는 시간을 제안한다. 야외정원에 있는 작은 연못과 울창한 나무는 자연 속 낭만을 전하고, 가끔씩 들리는 새소리와 중앙정원에 있는 화원은 동화 속 한 장면을 연출한다. 커피 또는 다즐링, 얼그레이 등의 세계적인 명차와 함께 20년 경력의 강길원 파티셰가 직접 구워내는 신선한 봄 제철과일을 곁들인 타틀렛, 신선한 야채와 파르마 햄 등을 곁들인 핑거 샌드위치, 갓 구워내 고소한 스콘, 크림 브률리,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식감이 돋보이는 천연 과일즙 마카롱, 프라린, 미니 페스츄리, 미니 컵 케이크 셀렉션, 퀴시 등 유럽 정통의 각종 디저트가 3단 접시에 제공된다. 애프터눈 티 세트는 매일 오후 2시30분부터 6시까지이며 가격은 1인당 3만원이다(세금, 봉사료 포함). 문의 02-3451-8271

TIP

올데이 애프터눈 티

더 플라자 호텔 ‘더 라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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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플라자의 로비층에 위치한 부티크 카페&바 ‘더 라운지’에서는 고급스러운 각종 디저트와 커피 혹은 티를 함께 마실 수 있는 에프터눈 티 세트 메뉴를 일년 내내 만날 수 있다. 더 라운지의 에프터눈 티 세트는 호텔 파티셰가 쿠키에서부터 케이크, 샌드위치까지 모든 디저트를 직접 만들어 맛과 품질 모두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세트에 포함되는 디저트로는 계절 과일에서부터 스콘, 마카롱, 케이크, 타르트, 그리고 미니 샌드위치까지 총 13가지 종류로 다양하게 구성된다. 특히, 더 라운지의 에프터눈 티 세트는 시간 제약 없이 올데이로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 가격은 2인 기준 5만원(세금,봉사료 포함). 특히 오는 4월 30일까지 선보이는 리얼 스트로베리 디저트에는 제철 딸기를 활용한 마카롱, 치즈 케이크, 타르트, 초콜릿 등 형형색색의 딸기 디저트 총 14종이 등장한다. 음료 메뉴에 따라 가격은 커피 혹은 티 3만원, 후레시 스트로베리 주스 3만5000원, 샴페인 5만5000원(세금, 봉사료 포함). 문의 02-310-7400

영국식 하이 티(High Tea)와 조우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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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간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지난 2월 19일 재개장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로비라운지&바에서는 정통 영국식 하이 티(High Tea) 세트를 선보인다. 영국 버킹엄 궁 근처에 위치한 ‘인터컨티넨탈 런던 파크레인(InterContinental London Park Lane)’의 베이커리에서 직접 메뉴 도움을 받아 정통 영국식 스타일과 풍미를 살린 메뉴들로 구성한 것이 가장 큰 특징.

하이 티 타임에선 미국의 차 브랜드 ‘스티븐 스미스 티메이커(Steven Smith Teamaker)’의 대표적인 7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스티븐 스미스는 ‘차의 주술사(티 샤먼, tea shaman)’로 불리는 차의 명인으로, ‘차의 환생(Reincarnation of Tea)’으로 수식되는 타조(Tazo) 브랜드를 탄생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1999년 스타벅스가 인수하고도 타조의 인기 있는 음료 60여 가지를 만들어냈다. 영국의 귀족들이 즐기던 사교문화를 상징하는 하이 티 세트는 차의 풍미를 살리고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는 약 15가지의 디저트 메뉴들이 독일의 본차이나 브랜드 ‘디번(Dibbern)’의 3단 트레이에 정갈하게 담겨 제공된다. 가격 3만7000원, 샴페인 1잔 포함 5만7000원. 문의 02-559-7603

TIP 인기 있는 차 종류로는 얼그레이보다 더 향기롭게 즐길 수 있는 ‘로드 버가모트’, 금빛 카모마일의 편안함을 즐길 수 있는 노카페인 ‘메도우’, 태평양 북서부에서 재배된 페퍼민트를 부드럽게 손으로 일일이 걸러낸 ‘스미스 페퍼민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