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분교수 사건은 한 대학 교수가 한 제자를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사무실에 2년 동안 감금하고,
야구방망이로 폭행을 하고, 얼차려와 심지어 인분을 먹이는 행위까지 한 사건이다.
카카오톡으로 벌을 내리고, 아프리카 TV로 24시간 관찰했다고 했다.
오히려 이런 IT 기술을 활용한 것이 범죄를 입증하는 결정적인 근거로 작용하기도 했다.
해당 교수는 국내 디자인 계에서도 잘 알려진 이학박사이면서 정부 근정포장까지 수상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학력과 실력이 곧 인간성이 아님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과거 윤일병 구타 사건도 그랬지만, 이 사건도 해당 교수 혼자서 저지르지는 않았다.
같은 회사에 있는 대학 강사, 조카, 그리고 다른 대학원생까지 모두 네명이서 이런 일을 저지른 것이다.
모두 고학력자임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이성적으로 이 사건을 말리거나 한 경우는 없는 것 같다.
개인의 인격이 철저히 말살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가해자로써 교수의 명령을 충실히 따랐으니 말이다.
1974년 스탠리 밀그램이라는 심리학 교수가 수행한 실험에 따르면,
권위에 대한 뿌리깊은 복종심이 이런 문제를 야기한다고 했다.
즉, 단체로 누군가를 괴롭히는 사건은 지시를 한 사람의 권위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이 이성적인 판단을 흐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권위에 대한 복종이라 하더라도 가해자들이 면죄부를 받을 수는 없다.
왜냐하면 해당 교수의 권위는 디자인과 관련된 분야이지
폭행, 감금, 인분 먹이기의 권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피해자도 해당 교수의 협박도 있었겠지만, 어느 정도는 권위 때문에 이런 상황을 참아왔던 것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권위의 압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설득의 심리학이라는 책에 보면, 다음 질문을 통해서 권위에 어느 정도 이성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권위 있는 인물이 정말 전문가인가?"
"이 전문가는 과연 얼마나 진실하게 행동하고 있는가?"
2년 동안 피해를 봤던 학생과 그 부모님의 마음을 생각해 보면 가슴이 아프다.
사회적으로 권위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에서 벗어나는 것이 이런 사건을 만들지 않는 일차적인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