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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골방에 들어가신다

회사원 한모(여·26)씨는 최근 친한 직장 동료 4명과 함께 소규모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시작했다. 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소통하던 기존 SNS와는 달리 친구 수는 50명으로 제한됐다. 한씨는 야근하다 조는 동료의 사진을 찍어 올리는 등 직장에서의 일상을 기록해 서로 깔깔거리며 스트레스를 푼다. 한씨는 "수백 명의 친구가 연결된 페이스북은 너무 열려 있다 보니 개인적인 얘기를 할 때조차 단어 선택에 신경이 쓰인다"면서 "회사 부사장이 페이스북 친구 신청을 해 두 달째 거절도 수락도 못 하고 있는 친구도 있다"고 말했다.

'팔로어 수'가 자랑으로 여겨졌던 것도 어느덧 옛말. 광장에서 방(房)으로 SNS가 부피를 확 줄였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국내 가입자 수가 각각 1000만명을 넘기면서 원치 않는 정보 노출과 친구 요청에 대한 부담감이 늘자 SNS도 변화하고 있는 것. 흐름은 더 작은 규모, 더 사적인 대화로 옮아가고 있다. 이른바 '폐쇄형 SNS'다. 지난해 8월 국내 처음으로 폐쇄형 SNS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 '밴드'는 출시 9개월 만인 지난 5월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한 뒤 이번 달까지 16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그래픽>. 모임에 초대받은 친구만 참여가 가능하고, 해당 모임은 검색도 되지 않는다. 최대 친구를 50명까지만 추가할 수 있는 '데이비', 연인과의 일대일 초소형 SNS '비트윈', 가족만의 SNS '패밀리북'도 이런 흐름을 보여준다.

SNS는 또 다른 억압?

폐쇄형 SNS로 이동은 자유로운 표현 수단으로 각광받던 SNS가 오히려 설화(舌禍)의 장이 되면서 'SNS 포비아(Phobia·공포)'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에서 대표팀 감독을 비난한 축구 선수 기성용, 무심코 '노무노무'라는 단어를 써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했다는 오해를 산 댄스그룹 크레용팝 등 유명인들의 SNS 구설수도 이에 일조했다. KPR 소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윤석영 팀장은 "SNS 관계망에 대한 거품이 빠지고 게시글 공개에 부담이 커지면서 안전망을 원하기 시작했다"며 "진짜 편리한 게 뭔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지난달 14~39세 남녀 10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SNS 이용 실태 조사(복수 응답)에 따르면 SNS 이용자들은 사생활 노출(85%), 인맥 관리(84%) 등에서 피로감을 호소했다. '속내와 사생활의 과다 노출(51.8%)' '안 친한 사람의 친구 신청(39.1%)'도 상당수였다. '친한 친구' '아는 사람' '먼 친구' 등 3단계의 인맥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페이스북에서 '먼 친구' 기능 사용이 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현상. 서울대 인류학과 강정원 교수는 "마음을 터놓는 방식은 사회마다 차이가 있지만 현대화될수록 전면적인 관계는 불가능하다"면서 "개방적인 인터넷 공간에서 비개방적인 소규모 교류를 지향하는 건 친밀 관계를 형성하면서도 일정 정도의 익명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인맥보단 '진짜 대화'

영국 진화생물학자 로빈 던바(66)의 '던바의 수(Dunbar's number)'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두뇌 용량 탓에 가장 친한 친구는 5명, 좋은 친구는 15명 등 적절한 친구의 숫자는 총 150명 정도다. 이 이론에 따르면 소규모 소통 방식은 애초에 수많은 사람과 모두 친할 수 없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인 셈이다.

회사원 반모(27)씨는 "페이스북 친구만 300명 정도 되지만 정작 게시글에 '좋아요' 눌러주는 사람도 몇 명 안 되고, SNS상의 인맥이란 게 허울뿐이라는 걸 알게 된 후 진짜 친한 이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고 싶어 폐쇄형 SNS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반씨는 지난 3월부터 친한 친구 50명과 함께 따로 폐쇄형 SNS에서 일상을 얘기하고 토론도 하고 있다.

네이버 '밴드'를 서비스하는 캠프모바일 이학선 커뮤니케이션팀장은 "SNS 피로감에도 불구하고 깊이 있는 커뮤니케이션은 사람들에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가치"라면서 "기존 단체 채팅방이나 비밀 블로그도 있지만 사람들은 곧장 휘발돼버리는 대화보다 기록이 일기처럼 콘텐츠로 축적되는 형식의 소통을 선호해 SNS를 끊는 대신 새로운 형태의 SNS를 찾아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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