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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탕섬의 차바얀 전통마을은 미드 '로스트'의 배경처럼 신비롭다.

 

 

 

바타네스주에는 3개의 유인도가 있지만 관광객들이 갈 수 있는 곳은 바탄섬과 배로 30분 거리인 삽탕섬 2곳이다. 마닐라에서 바스코공항으로 필리핀항공(PAL)이 주5회, 스카이제트항공이 주3회 운항한다. 1만4,000여 주민들 중 1만 명이 주도 바스코가 있는 바탄섬에 거주한다. 해안도로와 산을 넘는 여러 도로가 잘 나있어 섬 어느 곳에서든 바스코에서 1시간 이내에 닿을 수 있다. 마을 안길까지 포장이 잘 돼 있다. 마닐라에서 온 필리핀 여행객 조차 마닐라보다 훨씬 깨끗하고 정비가 잘 된 곳이라고 인정할 정도다. 번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섬이다.

 

 

방목하는 말들이 해변언덕을 자유롭게 뛰어다니고 있다.

 

 

바스코 공항에 승객을 내린 70인승 소형 비행기가 연료를 채우고 있다.

라쿠 아 파야만(Racuh a Payaman)

 

바탄섬을 하늘에서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넓은 목초지다. 섬의 중앙부 낮은 산과 언덕이 목장이다. 기르는 소와 야생 말이 함께 뛰고 풀을 뜯는 공동 방목장이다. 라쿠 아 파야만은 목장의 전경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언덕이다. 말보로 담배광고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고 일명 ‘말보로 언덕’이라는 애칭이 붙었다. 정면으로는 삿갓처럼 흰 구름 띠를 두른 이라야산 정상이 열대 특유의 풍경을 만들고, 오른편 아래로는 서태평양의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라야는 가장 높은 산으로 500년경부터 활동을 멈춘 휴화산이다. 관광자료에는 해발 1,517m라고 돼있지만,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거리여서 그렇게까지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항상 구름을 이고 선 모습이 신비롭다. 목장의 울타리는 철조망이나 나무 담장이 아니라, 살아있는 관목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비용을 아끼려는 경제적인 이유가 크겠지만 그만큼 친환경적이라는 느낌을 물씬 풍긴다. 어느 방향으로 카메라를 돌려도 아름다운 그림이다.

 

 

푼다시온 파시타 입구의 작품에 바타네스 주민들의 언어(이바탄어)로 환영인사가 쓰여져 있다.

 

 

푼다시온 파시타(Fundacion Pacita)

 

바타네스 출신의 세계적인 화가 파시타 아바드(Pacita Abad, 1946~2004)의 박물관이자 호텔이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전세계 80개국에서 활동한 파시타의 작품은 생동감 넘치고 색감이 화려한 추상작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얼핏 피카소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고향 바타네스의 컬러를 모티프로 하는 그의 작품에 대해 주민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입구에 세워진 화려한 색상의 얼굴모양 타일작품에서부터 그의 후기 작품 일부를 전시하고 있다. 여행객의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전망 좋은 언덕에 자리잡은 건물 자체가 볼거리다. 라쿠 아 파야만을 반대편에서 올려다보는 위치에서 길게 이어지는 해안선이 일품이다. 섬에서 최고급 숙박시설이라는데 방문 당시에는 보수공사 중이었다.

 

 

바스코 등대 위로 별이 쏟아진다.

 

 

나이디 힐스(Naidi Hills)

 

섬의 중심도시 바스코 뒷산에 해당하는 곳이다. 등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석양이 특히 아름다워 저녁 무렵 현지 주민들도 즐겨 찾는다. 관광 상품에 일몰 후 야외 저녁식사가 포함돼 있어 매력을 더한다. 석양의 붉은 기운이 바다 아래로 떨어지면 은은한 등대불빛 사이로 별천지가 펼쳐진다. 그 아래서 주민들이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과 맥주를 즐긴다. 말하자면 별빛만찬이다. 날씨가 관건이지만 여행객들이 가장 황홀한 밤을 맞이하는 시간이다.

 

 

억새와 비슷한 코곤르래스로 지붕을 얹은 바타네스 전통가옥.

 

 

디우라(Diura) 어촌마을

 

마하타오 서쪽에 위치한 작은 어촌마을이자 일종의 민속마을이다. 30여가구가 아직까지 공동어로 공동분배의 생활양식을 유지하고 있다. 바다에 인접한 마을답게 바람과 파도에 견딜 수 있는 전통가옥 양식이 아직까지 잘 남아 있다. 두꺼운 벽은 콘크리트가 아니라 자세히 보면 산호초다. 다양한 산호초 문양이 그대로 남아 있다. 낮은 지붕은 코곤 그래스(Cogon Grass)라는 식물이다. 억새보다 키가 큰 사초식물로 섬에서 흔히 구할 수 있다. 우리의 초가에 해당하는 지붕은 새로 덮을 때마다 벗겨내는 게 아니어서 기본적으로 두께가 50cm가 넘는다.

 

 

트럭을 개조한 필리핀식 버스 지프니를 타고 출근하는 주민들.

 

 

트럭을 개조한 필리핀식 버스 지프니가 마하타오 부근을 지나고 있다.

 

 

삽탕섬(Sabtang Island)

 

삽탕섬은 바탄섬 서부에서 배로 30여분 떨어져 있다. 배가 출발하면 줄 낚시를 드리우는 사람들이 꽤 있다. 선원인 줄 알았더니 일반 승객이다. 팔뚝만한 물고기 한 두 마리씩은 건져 올리는 것 같다. 섬에 올라서면 남쪽 끝부분의 차바얀 전통마을이 인상적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후보로 오를 정도로 문명의 손길이 거의 미치지 않은 곳이다. 우뚝 솟은 산자락 아래 작은 집들이 정갈하게 자리잡고 있다. 유명 미국드라마 ‘로스트’를 연상시키듯 신비로운 기운이 감돈다. 삽탕 항구에서 이 마을로 가는 길에 만나는 바다색이 뛰어들고 싶을 만큼 곱지만, 절벽을 휘감으며 낸 도로에서 내려가는 길이 없어 아쉽다.

바타네스=최흥수기자 choissoo@hk.co.kr

 

 

[여행메모]

●아직까지 바타네스로 가는 국내 여행상품은 없다. 개별적으로는 마닐라에서 바스코 공항으로 가는 항공편을 이용해야 한다. 바타네스여행사(www.batanestravelandtours.com)를 통하면 2박3일~4박5일 패키지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비용은 2인 동반기준, 1인당 한화 220,000원에서 395,000원 수준.
  

●필리핀은 태풍 발생지역이어서 예고 없이 갇힐 수 있다. 7월~10월까지는 피하는 것이 좋다. 여행사는 3월~6월을 최적기로 권하고 있다. 1월은 최저기온이 영상13도(영하가 아님)까지 떨어져서 현지인의 표현으로는‘아주 춥기 때문에 방한복을 챙겨야’ 한다.

 

●섬에서는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현금을 여유 있게 준비해야 한다. 물가는 저렴하다. 호텔에서 맥주를 마셔도 한국의 일반식당보다 싼 편이다.

 

●호텔 객실은 전체적으로 깨끗하지만 수준은 우리나라의 장 급 여관에 미치지 못한다. 호텔이나 일부 식당에서 와이파이 서비스가 되지만 속도는 장담할 수 없다. SNS에 사진을 올리기도 힘든 수준이다.

 

●이곳 주민들은 혈통으로는 대만 원주민에 가깝다고 한다. 스스로 이바탄이라 부르고 언어도 따로 있다. 따갈로그와 영어도 사용한다.

 

●음식에 열대 특유의 향신료가 들어가지 않아 짜다는 것만 빼면 무난하다. 특히 쇠고기 수프는 갈비탕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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