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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저것

‘조금 숨이 차겠지만, 어렵진 않겠지.’

 

이렇게 예상했습니다. 저의 오래달리기 능력을 말입니다. 건강에 특별한 걱정거리가 없는 30대 남성이라면, 6.7km 정도 되는 짧은 거리는 어렵지 않게 달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헌데, 체력이 이 정도로 형편없을 줄이야. 기대는 멀리 빗나갔고요. ‘저질체력’에 다시 한번 절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4월25일 무척 화창했던 토요일, <씨넷코리아>가 주최한 ‘웨어러블 런’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6.7km 거리를 완주하긴 했지만, 건강 관리라는 제법 무거운 숙제를 받아들고 돌아왔습니다. 웨어러블 제품이 운동의 즐거움을 높여줄 수 있다는 것도 몸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짧은 거리를 달리며 숨이 턱까지 차오른 ‘비실비실’한 제 생에 첫 마라톤 체험기가 아래에서 사진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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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런’은 스마트워치나 스마트밴드 등 최근 IT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웨어러블 기기와 함께 달릴 수 있도록 마련된 행사입니다. 평범한 마라톤 이벤트에 IT 제품을 곁들인 독특한 아이디어로 국내에서는 처음 열린 행사입니다. 평소 웨어러블 제품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이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 제품의 역할에 관해 배울 수 있었을 테지요. 달리기 행사에 빠짐없이 참여하는 이들이라면,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열량 소비량 등 세밀한 정보를 받아볼 수 있었을 테니 다양한 관점에서 의미 있는 행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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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밴드 토크’, ‘스마트워치3′, ‘핏비트 차지’, ‘아이폰6플러스’, ‘엑스페리아 Z3 콤팩트'(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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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밴드 토크’, ‘스마트워치3′, ‘엑스페리아 Z3 콤팩트'(왼팔), ‘아이폰6 플러스’, ‘핏비트 차지’

 

평소 운동을 멀리하기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제가 운동도 하고 취재도 하기 위해 행사에 직접 참여했습니다. 준비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아이폰6플러스’를 1대씩 챙겼습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가볍게 달릴 수 있도록 소니의 ‘엑스페리아 Z3 콤팩트’를 골랐습니다. 이번 행사의 주인공격인 웨어러블 제품은 소니의 ‘스마트워치3’과 ‘스마트밴드 토크’, ‘핏비트 차지’를 선택했습니다. 왼팔에는 스마트워치3과 토크를 두르고, 오른팔에는 핏비트 차지를 채웠습니다. 다소 우스꽝스럽긴 하지만,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세밀한 운동 데이터를 받아볼 생각을 하니 출발 전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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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운동에 여념이 없는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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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출발 신호가 떨어지고, 드디어 출발했습니다. 웨어러블 기기와 함께 하는 생소한 행사임에도 퍽 많은 이들이 모였습니다. 행사를 주최한 <씨넷코리아> 관계자에 문의했더니 800여명이 넘는 이들이 행사에 참여해 함께 달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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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문을 통과해 반환점을 돌아오는 6.7km 코스입니다.

 

출발은 1등으로 했습니다. 수백여명의 군중이 일제히 앞으로 뛰쳐나가는 통에 은근한 경쟁심이 발동된 것이지요. 발걸음을 빠르게 놀려 어느새 저만치 앞으로 튀어나갔습니다. 그렇게 뛰기를 30여초. 이렇게 계속 뛸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 정도로 체력은 금방 바닥났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수많은 참가자가 제 뒤를 따르고 있었습니다. 날씨도 좋고, 이렇게 완주하면 정말 알찬 운동으로 주말을 보내겠구나 하는 뿌듯함까지 밀려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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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린 시간과 걸은 시간을 구분해 보여주는 ‘구글 피트니스’

 

어디 얼마나 달렸는지 볼까. 처음으로 손목에 찬 웨어러블 기기 화면을 들여다 봤습니다. 기록된 시간은 ‘달리기 4분’. 가쁘게 숨을 몰아쉬는 가슴은 분명 40분 정도는 쉴새없이 달려온 것 같다고 소리치고 있는데, 시계가 기록한 시간은 야속하게도 겨우 4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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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대회에서는 보통 코스 사이사이 물을 줍니다. 첫 번째 급수대를 발견했습니다. 겨우 4분을 뛰어 왔지만, 목이 타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이날 날씨가 유독 더웠기 때문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여 봅니다. 물 한 컵과 이온음료 한 컵을 한입에 털어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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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분은 걷고, 6분은 뛰고.

 

이제 2km 지점을 통과했네요. 세상에! 한 4km는 뛰어온 것 같은데, 겨우 2km라고? 왼쪽 손목에 차고 있던 스마트워치 화면을 다시 한 번 들여다 봤습니다. 기록은 더 처참합니다. 14분은 걷고, 6분은 뛰었다고 나옵니다. ‘걷기’와 ‘뛰기’ 아이콘이 뒤바뀐 것은 아닌지 한참을 들여다봤습니다. 하지만 구글은 실수하는 법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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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분은 걷고, 6분만 뛰고.

 

뜨거운 태양을 온몸으로 받아가며 3km 지점임을 알리는 푯말과 마주쳤습니다. 2km 다음엔 3km인 것이 당연하지만, 무척 야속했습니다. “아니 왜 5km가 아닐까. 이렇게나 힘들게 뛰고 있는데.” 이번에는 스마트워치 화면 대신 스마트폰 화면을 켜봤습니다. 혹시 스마트워치 기록이 고장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화면에는 더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2km 지점에서 확인했을 때 뛴 시간이 6분이었는데, 3km 지점에서도 변화가 없었던 것입니다. 출발 신호가 떨어지고, 6분 동안은 전력으로 달렸습니다. 6분이 지난 후엔 숨을 고르려 잠시 멈춰선 이후 한 번도 뛰지 않은 셈입니다. 3km 지점을 통과했을 뿐인데, 다리가 후들거려 도저히 다시 뛸 수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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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피트니스 전용 앱은 이처럼 달려온 거리와 걸어온 거리를 나눠 보여줍니다. 스마트워치 속에 달린 센서를 활용해 사용자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팔을 휘두르는지 계산합니다. 사용자의 이동 속도를 걷기와 달리기 구분에 활용하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웨어러블 제품 속에 탑재된 다양한 센서 기술 덕분에 사용자는 자신이 어떤 운동을 얼마나 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걸음 수를 측정해주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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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급수대를 만났습니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별로 뛰지도 않은 주제에, 물과 음료는 빠짐없이 받아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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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km 지점을 통과해 다시 앱을 열어봤습니다. 이번에는 오른 손에 찬 스마트밴드 핏비트 차지가 기록한 운동 기록을 확인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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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잉크 화면을 활용한 토크도 차근차근 운동 기록을 쌓고 있었습니다. 토크가 기록한 숫자에도 다시 한번 실망했습니다. 달린 시간은 겨우 8분 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세밀한 기록을 챙겨볼 수 있다는 점은 웨어러블 기기의 장점이지만, 이렇게 노골적인 숫자로 표현되는 것을 보니 분노마저 느껴집니다. 사용자는 힘들어 숨을 헐떡이는데도, 감정 없는 기기들은 왜 더 뛰지 못하느냐고 다그치는 것 같습니다. 웨어러블 기기의 효과라면 효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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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으로 출발했지만, 이미 많은 이들이 저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대열의 거의 꼬리 지점까지 뒤처졌죠. 총 운동 시간 중 8분 밖에 안 달렸으니 그럴 수 밖에요. 저를 추월해간 이들 중에서는 아이의 유모차를 끌고 나란히 참여한 부부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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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km 표지판을 만났습니다. 5km를 달려오며, 아니 걸어오는 동안 옮긴 발걸음 횟수는 총 8168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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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급수대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이날 6.7km를 이동하며 마신 물잔의 숫자만해도 10잔이 넘었습니다. 혹시 물을 너무 많이 마셔서 제대로 달리지 못한 것은 아닐까요. 다음에 또 달리기 대회에 참가할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는 물마시는 법을 조절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만 “그래봤자 안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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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드디어 골인 지점을 만났습니다. 6.7km를 무리 없이 달린 스스로가 정말 뿌듯합니다. 제 뒤에는 아무도 없지만, 그래도 상관 없습니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싶은 마음에 급하게 목적지 조형물 사진만 찍고 행사장으로 이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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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제가 행사에서 웨어러블 기기로 기록한 운동 수치입니다. 총 1시간13분을 달렸고(걸었고), 1만175걸음을 걸었습니다. 핏비트 앱은 얼마나 많이 걸었는지, 얼마나 오래 달렸는지 등을 계산해 뱃지를 주기도 합니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운동을 마치 게임처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게임화’ 기법입니다. 1만걸음을 걸으면 ‘스니커’ 뱃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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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스타트업 직토의 김도균 이사

 

이번 행사에서는 기초적인 앱만 활용했습니다. 구글이 제공하는 ‘피트니스’ 앱과 핏비트가 제작한 ‘핏비트’ 등이 대표적입니다. 기본 앱 이외에 다양한 유료∙무료 앱들이 좀 더 세밀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지도 위에 달린 구간을 표기해주는 것은 기본이고요. 운동 계획까지 짜 주는 스마트한 앱이 많이 있습니다.

 

<씨넷코리아>에서는 앞으로 웨어러블 런 행사를 연례로 개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올해 처음으로 마련한 행사이고, 홍보가 다소 부족했다는 내부 평가에도 800여명이나 되는 많은 이들이 몰렸으니 성공 가능성을 엿본 셈입니다. 2016년 웨어러블 런에는 더 많은 이들이 웨어러블 기기와 기술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것이라 기대됩니다.

 

현장에서 웨어러블 제품 부스를 차린 김도균 직토 마케팅 이사는 “이같은 행사가 생소한 웨어러블 제품에 관해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내 웨어러블 시장과 피트니스 서비스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길 바란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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